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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장은 열정이 넘치는 직원을 좋아한다. 꼭 사장이 아니어도 팀장들 역시 열정이 넘치는 직원을 좋아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열정이 넘친다는 건 무엇으로 알 수 있나?


열정이 넘치는 사람의 특징을 내가 알면 얼마냐 알겠냐마는, 그래도 뭔가를 막 하고 싶어한다는 특징이 있다는 건 알고 있다. 뭔가를 정말 하고 싶고, 시도 때도 없이 그 뭔가만 생각나고, 그걸 너무 하고 싶어서 밤도 새고, 새벽같이 일어나서도 하고..... 이런게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든다.


그런데, 이런 특징만으로는 열정을 정의하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진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흥미를 느껴서 빠져들더라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금세 시들해지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나도 금세 시들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어렸을 때 만화가가 되보겠다고 만화를 열심히 따라 그렸을 때 그랬고, 기타를 쳐보겠다며 낙원상가에 가서 기타를 샀을 때가 그랬다.(대학생 시절에 샀던 이 기타는 지금도 집에 있다.)


열정이란 단순히 좋아하는 것 이상을 요구하는 것 같다. 뭘까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열정의 또 다른 특징은 '인내'와 '꾸준함'이 아닐까? 무언가를 해 낼때까지 계속해서 시도하는 것. 이게 열정의 또 다른 면이 아닐까? 사실 무언가를 해 낸다는 것은 매우 힘겨운 과정인데, 그 힘겨운 과정을 이겨내면서 해 냈을 때 성취감을 느끼는 것~. 이건 오디션 프로를 봐도 알 수 있다. 노래 부르는 게 너무 좋고, 노래를 더 잘 부르고 싶어서, 그 힘든 과정을 참고 참아내는 모습은 오디션 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이다.


다시 처음 얘기로 돌아가서 직장에서 모든 상급자는 열정이 넘치는 사람을 좋아하다. 왜냐면 정말 뛰어난 천재를 제외하면 많은 경우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 좋은 결과물을 더 빠르게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 역시 똑똑한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고, 그 다음으로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결과물을 남들보다 빠르게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상급자는 열정이 넘치는 사람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연차에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얼마나 일을 잘하기 위해 노력했느냐로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것은 다음의 두 가지를 꾸준히 한 사람인 경우가 많은 듯 하다.

  • 끊임없는 배움 (이게 참 힘든 일이다!)
  • 끊임없는 개선 (앞의 배움이 없으면 이건 전혀 안 된다!)

열정적인 사람은 일을 통해서 배우든, 개인적인 공부를 통해 배우든, 배움을 얻기 위해 부던히 노력하고, 그 배움의 결과를 다시 일에 반영하는 선순환을 끊임없이 만들어낸다.


그런데, 직장인에게 '힘들어도 좋아하는 걸 하는 즐거움'이라는 열정의 특징이란게 보통은 초과근무와 비슷하게 표현된다. 몇 가지 예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저녁에 남아 일을 함 (코드 작성을 멈출 수 없음,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음)
  • 가족들을 재우고 새벽까지 함 또는 새벽에 일어나서 함 (코드 작성을 멈출 수 없음,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음)
  • 금요일에 하던 걸 주말에도 계속 함 (코드 작성을 멈출 수 없음,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음)

그냥 코드를 계속 작성하고 싶은 것일 뿐인데, 읽던 책을 마저 읽고 싶은 것 뿐인데, 잘 안 되는 게 있어서 그걸 해결하고 싶은 것일 뿐인데, 겉으로 보여지는 건 초과 작업이다.


그렇다면 상급자에게 어떤 사람이 열정이 넘쳐 보일까? 그래, 바로 '초과 근무'이다. '초과 근무'를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열정적인 건 절대 아니지만, 적어도 '열정'이 넘치는 사람은 남들보다 더 많이 일한다. (일한다는 표현보다는 노력한다가 더 맞을 것 같긴 하다.) 스포츠 스타를 생각해보라~ 정말 천재처럼 보이는 인재들도 남들보다 훨씬 강도높은 훈련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물며 천재가 아닌 사람들이 열정이 넘칠 때에는 회사에서든 집에서든 아님 다른 곳에서든 '초과 근무'를 하기 마련이다.


즉, 누구나가 인정하는 천부적 능력이 없는 이상, 상급자들은 '초과 근무'를 하는 사람이 열정적으로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마련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다음은 전형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 성과나 실력이 별로 늘지 않았는데, 야근을 해서 열정적인 것 처럼 보인다.
  • 심한 경우 야근하지 않는 동료보다 성과가 안 좋음에도 불구하고 상급자가 좋아한다.

게다가 평가에는 보상 심리가 따르기 때문에 같은 평범한 성과라면 고생한 사람을 더 쳐주기 마련이다. (어디까지나 평범한 성과에 한해서다. 뛰어난 성과는 근무 시간을 떠나서 누구나가 인정한다.) 하지만, 같은 평범한(!) 성과라면 야근한 사람을 평가를 잘 줘서는 안 됨을 알고 있다. 왜냐면, 결과가 더 늦게 나오면서 비용은 더 많이 썼기 때문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어디까지나 평범한 성과인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뛰어난 성과는 예외다.)


상급자로서 열정적인 사람을 만나면 정말 기분이 좋다. 내가 사장이 되었을 때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만나면 아마 더 기분이 좋을 것이다. 그렇다고, 열정을 강요하고 싶진 않다. 열정을 강요하면 자칫 거짓 열정으로 저녁에 시계나 보면서 자리를 지키는 경우가 발생할 것 같아서이다.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다. 하튼, 열정이 뭔지는 잘 모르지만, 열정이 넘치는 사람은 숨길 수 없고, 강요한다고 해서 절로 생기지는 않으며, 힘든 걸 이겨내는 '인내'와 '꾸준함'이 없이는 열정적일 수 없다는 글을 적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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