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흥미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싶은데 반대에 부딪힌 적 있는가? 누가 봐도 좋은 의견을 냈는데 수용은커녕 무시만 당한 적이 있는가? 분명 도움이 되고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한데 왜 못 하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되고 답답한가?
먼저 할 일은 인정받기
종종 이런 고충을 토로하는 개발자를 접한다. 내 맘 같이 안 움직이니 답답할 것이다. 기존 방식보다 좋은 걸 말해도 안 움직이고 하고 싶은 것도 못 하게 하니 말이다. 하지만 먼저 해야 할 게 있다. 바로 동료, 상급자, 팀원에게 인정받는 것이다. 신뢰를 쌓는데 시간이 필요하듯 인정에도 시간이 걸린다. 전에 다른 곳에서 어땠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있는 곳에서 인정을 받아야 원하는 것을 시작하기 쉽다.
경험상 최소 1달은 지나야 인정하는 동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보통은 2~3 개월은 같이 일해야 팀 내에서 인정받기 시작했고 오래 걸리는 동료는 6개월을 넘기기도 했다. 일단 한 두 명한테 인정을 받고 나면 내 주장에 조금씩 힘이 실리면서 원하는 것을 진행할 수 있었다.
날 인정하는 것은 내가 아닌 상대가 하는 것
나를 인정하는 것은 내가 아니다. 상대가 하는 거다. 그래서 상대가 인정할만한 결과를 먼저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재미없거나 다소 하기 싫은 일이어도 새로 들어간 조직에서 원하는 결과를 내는 게 먼저다. 이런 결과가 쌓여야 다수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고 이런 지지를 바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동료와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지지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급한 마음에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혼자서 밀어 부치면 결과는 낼 수 있어도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 혼자 진행하다 실수라도 하면 인정은커녕 불신과 갈등만 키운다.
고려할 것
인정을 받았고 이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면 이제 남은 건 하는 것뿐인가? 그렇지 않다. 조직의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모두 자바만 익숙한데 파일 파싱을 고속으로 하겠다고 혼자 러스트로 개발하면 안 된다. 이건 내 이력서에 한 줄 적자고 조직에 위험을 떠 넘기는 것과 같다. 가능하면 같이 할 동료를 만들자. 혼자 해야 한다면 동료를 고려한다.
맺음말
입사한지 얼마 안 된 회사에서 환영 회식을 했는데 그중 한 명이 인사말로 한 말이 잊히지 않는다.
개발을 잘하는 지 아직은 모르겠고...
다들 깔깔거리며 웃었지만 듣기 좋지 만은 않았다. 그래도 이게 다수의 본심 아니었을까? 같이 일 해 본 적이 없는데 실력을 어떻게 알겠는가?